자기장
자기장
자기장 (磁氣場, magnetic field )이란 자기력 을 매개하는 벡터장 이다. 고전적으로는 움직이는 전하, 즉 전류 에 의하여 발생하나, 양자역학 에서는 입자 고유의 스핀 도 전류 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. (이에 따라 강자성체 가 영구자성을 가질 수 있다.) 자기장의 방향은 자기장 안에 있는 나침반 이 가리키는 방향과 같다.
역사
자석과 자기가 훨씬 더 이전에 알려져 있었음에도 자기장에 대한 연구는 1269년 프랑스의 학자 페트루스 페레그리누스(Petrus Peregrinus de Maricourt)가 철 바늘을 이용하여 구 모양의 자석 표면에 자기장을 배치시키면서 시작되었다.
기호와 용어
"자기장"이라고 불리는 장은 와 두 개가 있다.
이 중 는 자속 밀도(자기장) (磁氣線束密度, magnetic flux density )이라 불리고, 는 자계 강도 (magnetic field strength )라고 부른다. 두 장은 진공에서는 서로 로 서로 비례하지만, 매질 안에서는 일반적으로 서로 다르다. 자속 밀도와 자계 강도가 서로 비례하는 매질을 선형 매질 이라고 하는데, 이 때 비례 상수를 매질의 투자율 이라고 한다.
국제단위계 에서, 자속 밀도 의 단위는 테슬라 (T)이고, 자계 강도 의 단위는 암페어 퍼 미터 (A/m)이다. CGS 단위계 에서, 의 단위는 가우스 (G)이고, 의 단위는 에르스텟 (Oe)이다.
과거에는 보통 "자기장"이라고 하면 를 일컬었으나, 오늘날에는 가 로런츠 힘 을 매개하는 더 근본적인 장이므로 보통 를 "자기장"이라고 부른다. 예를 들어, 에드워드 밀스 퍼셀 은 저서 《전기와 자기》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.
여기서는 현대적 용법을 따라 장을 "자기장"이라 부르도록 한다.
정의
전기장 과 마찬가지로 자기장은 그것이 생성하는 힘 으로 정의할 수 있다. 국제단위계 에서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계산할 수 있다.
는 자기력이며 단위는 뉴턴 이다.
는 자기장 안에 있는 전하 이며 단위는 쿨롱 이다.
는 전하 의 속도 이며 단위는 미터 매 초 이다.
는 자기장이며, 단위는 테슬라 이다.
이 힘은 로런츠 힘 이라고 불린다. (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, 전기장 이 없을 때의 로런츠 힘 이다. 자기장은 다른 기준계에서 로런츠 변환 에 의해 전기장 으로 바뀌지만, 전기장 과 자기장으로 인한 총 힘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, 이 법칙은 어떤 기준계에서도 적용된다.)
자기장 B는 단위 전류(1A)가 흐르는 단위 길이(1m)의 도선이 자기장 속에 수직으로 놓일 때 받는 힘으로도 정의된다.
- (단위:, , )
전류 고리
고리 모양의 도선이 느끼는 자기력은 다음과 같다.
- F = BLi
이 식에서 전류 의 벡터 는 전류 의 스칼라 값 의 크기를 갖고, 도선에서 전류 가 흐르는 방향으로 주어진다.
자기장의 표현
자기력선
자기력선 (magnetic lines of force )이란 자기장이 뿜어 나오는 모습을 형상화한 일련의 선들이다. 자기장의 방향은 자기력선의 접선 의 방향과 같고, 자기장의 세기는 자기력선의 밀도에 비례한다. 자기 홀극 이 존재하지 않으므로, 자기력선은 절대로 끊어지지 않는다.
비록 우리가 자기력선을 그릴 때는 화살표 모양으로 그리지만, 그 화살표는 어떠한 실제 운동 이나 흐름 을 묘사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. 이는 자기장이 벡터 가 아니라는 사실과 관련되어 있다. 엄밀히 말해서 자기장은 벡터 가 아니라 유사벡터 이다. 이 구분은 대칭성 을 이용해 자기장 문제를 분석할 때 중요한데, 가 두 벡터 의 벡터곱 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(로런츠 힘)로부터 알 수 있다.
극에 대한 오해
나침반 에 써있는 N극과 S극은 지구 자기장의 N극과 S극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를 가리킨다.
나침반 에 써있는 N극은 지구의 N극이 아니라 북쪽(N orth)을 가리키게 설계되어 있다. 즉, 자석 의 "N극"은 엄밀히 말해 "북극을 향하는 극( north-seeking pole )"이다. 따라서 지구의 남극 은 N극이고 북극 은 S극이 된다. 자기력선은 자석의 N극에서 나와 S극으로 들어가므로, 실제 지구의 자기력선은 남극에서 나와 북극으로 들어가게 된다.
이렇게 주어진 극에 대한 약속은 비오-사바르 법칙 에 나오는 부호 약속, 전하 의 부호 약속 등과 마찬가지로 관습적이다.
자기장의 생성
점전하가 만드는 자기장
총 자기장은 각각의 전하가 만드는 자기장의 합으로 계산할 수 있다.
점전하 가 만드는 자기장은 다음과 같다.
만약 전하가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면, 비오-사바르 법칙 을 통해 이 식을 다음과 같이 전개할 수 있다.
는 자기장을 만드는 점전하 의 전하량 으로, 단위는 쿨롱 이다.
는 전하 의 속도 벡터로, 단위는 미터 매 초 이다.
는 자기장으로, 단위는 테슬라 이다.
벡터 미적분학으로의 표현
벡터 미적분학 을 사용하면 자기장의 생성과정을 수학적으로 간단하고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다. 진공 에서,
는 회전 연산자 이다.
는 발산 연산자 이다.
는 진공 의 투자율 이다.
는 전류밀도 이다.
는 편미분 연산자 이다.
는 진공 의 유전율 이다.
는 전기장 을 의미한다.
는 시간 이다.
첫 번째 방정식은 앙페르 회로 법칙 으로 알려진 법칙을 맥스웰 이 수정한 것이다. 이 식의 두 번째 항이 바로 맥스웰 이 수정한 부분인데, 정적 계(static system)나 준정적 계(quasi-static system)에서는 0이 되어 앙페르의 회로법칙 과 일치하게 된다. 두 번째 방정식은 자기홀극 이 존재하지 않음을 수학적으로 나타낸 식이다. 이들은 맥스웰 방정식 에 포함되며, 여기서 사용된 표기법은 올리버 헤비사이드 가 사용한 것이다.
자기장 내의 에너지
일반적인 비선형물질의 에너지 를 기술하는 식은 다음과 같다.
여기서 는 부피, 는 미소 부피 를 의미한다.
선형물질의 경우 는 에 비례하므로 앞의 식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.
만약 이 선형물질의 부피 가 일정하다면 식을 더욱 간단하게 쓸 수 있다.
에너지 로부터 나오는 힘 은 이므로 위 식을 대입하면,
여기서 는 표면적 으로, 압력, 즉 단위 면적 당 힘은 다음과 같이 나온다.
인 진공 에서,
- T일 때
- T일 때
이 값들은 투자율 이 높은 매질 속에서 철 이나 금속 합금 등의 강자성체 물질을 자기장 속에 넣으면 실험으로 확인할 수 있다.
자기장과 상대성 이론
맥스웰 은 자신의 네 가지 방정식 을 통해 전기 와 자기 를 합치는 데 많은 공헌을 했다. 하지만 맥스웰 이 만든 체계에서도 전기와 자기는 각각 독립적인 다른 현상으로 존재한다. 하지만 실제로 전기장 과 자기장은 전자기 (2차) 텐서 라는 한 대상의 두 가지 모습으로,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이 특수 상대성 이론 을 사용하여 이를 입증했다. 이 이론에 따르면 한 관성계 에 있는 관찰자가 자기력 을 느낄 때 다른 관성계에 존재하는 관찰자는 전기력 을 느낄 수도 있는 것이다. 따라서, 특수상대성이론을 적용하면 자기력은 운동 하는 전하 의 전기력에 불과함을 보일 수 있고, (특정 관찰자에 대해 상대적인) 운동과 정전기력에 대한 지식으로부터 자기력의 성질을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다.
이것을 증명할 수 있는 쉬운 사고실험 으로, 무한하고 평행한 두 개의 동일한 도선을 생각해보자. 두 도선에는 동일한 전하 가 흐르고 있고, 이들은 서로에 대해 정지해 있으면서 동시에 관찰자 A에 대해서는 동일한 속도 로 운동 하고 있다. 여기서 두 도선 근처에서 도선과 동일한 속도로 운동하고 있는 또 다른 관찰자 B를 도입하자. 그리고 B가 도선 사이에 척력 으로 작용하는 정전기력 과 그에 따른 가속도 를 측정했다고 하자. A가 측정할 때는 두 도선이 자신에 대해 일정한 속도로 운동하고 있으므로 길이 수축이 일어나게 되고, 이에 따라 두 도선 사이에 작용하는 가속도가 B가 측정한 가속도에 비해 작게 측정될 것이다. 이 감소한 가속도는 인력 으로 보이게 되고, 이 인력은 고전전자기학 에서 정전기력 을 감소시키고 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같이 증가하는 항에 해당한다. 이 가상적 힘의 크기는 고전전자기학 에서 말하는 전자기력 과 정확히 일치한다.
응용
자기장을 변화시키면 패러데이 전자기 유도 법칙 에 의해 전기장 과 전류 를 유도할 수 있다. 이 전류는 고정된 자기장 속을 운동 하는 도체 에서도 유도될 수 있다. 이 현상이 바로 발전기 와 전동기 의 원리다.
회전 자기장
회전 자기장 은 극성을 갖고 비상대론적인 속력으로 회전하는 자기장을 가리킨다. 회전 자기장 안에 있는 영구자석은 외부장에 대해 자세를 유지하려고 한다. 이 현상이 바로 교류전동기 의 핵심 작동원리다. 삼상교류 혹은 더 높은 다상교류를 사용하면 좋은 회전 자기장을 얻을 수 있다. 동기전동기 와 유도전동기 는 고정자의 회전 자기장을 이용해 회전자를 움직인다.
1882년, 니콜라 테슬라 는 처음으로 회전 자기장의 개념을 창안했고, 1885년 에는 갈릴레오 페라리스(Galileo Ferraris)에 의해 독립적으로 회전 자기장의 개념이 연구되었다. 1888년, 테슬라는 자신의 작업을 통해 미국특허 381968번을 취득했고 같은 해 페라리스는 자신의 연구업적을 토리노 의 왕립아카데미에 논문으로 제출했다.1
자기장 균열
최근 태양 주변의 폭발로 인해 지구 를 보호하는 자기장 내에 큰 규모의 균열이 발견됐다. 2008년 여름, 두께가 6400km에 이르는 입자층이 지구 대기 바깥에서 관측됐으며 이는 그간 관측된 자기장 균열 규모 가운데 가장 크다고 버클리 대 마릿 오이로셋 교수 등이 밝혔다.